‘라인 사태’ 속 소프트뱅크-SBVA 관계성 주목, 업계 내 경영 간섭 우려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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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투자 첨병 SBVA, 손태장 회장의 디에지오브가 인수했지만
라인 사태 반발 여론에 SBVA에도 '눈총', 소프트뱅크의 그림자 여전한가
경영 간섭 불만 표출하는 업계, 경영권 탈취 가시화에 막연한 불안도 구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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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의 네이버 라인 지분 강탈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IT 시장의 물주 역할을 해온 소프트뱅크의 국내 포트폴리오에도 관심이 쏠린다. 소프트뱅크그룹의 투자 첨병 역할을 하는 건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SBVA)로, 당초 SBVA는 국내에서 큰 주목을 받지 않았으나, 라인 사태 이후 운용상 특징이 소프트뱅크가 내비친 면모와 비슷하다는 점이 조명되며 언론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손정의 동생 손태장 회장, 2023년 6월 SBVA 인수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자계약 전문기업 모두싸인은 177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는 SBVA(구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주도하고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기업은행, DSC인베스트먼트가 새로 참여했다. SBVA는 앞서 2023년에도 모두싸인에 115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투자를 주도한 SBVA는 국내 대표 VC 중 하나로, 지난 2001년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이홍선 당시 소프트뱅크코리아 대표가 주축이 돼 설립됐다. 설립 당시엔 소프트뱅크의 한국 법인인 소프트뱅크코리아가 지분 100%를 보유했으나 지난해 6월 손정의 회장의 동생 손태장 회장이 설립한 싱가포르 국적의 디에지오브가 인수해 현재에 이르렀다.

라인 사태에 관심↑, 운용 방식 소프트뱅크와 유사

이런 SBVA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소프트뱅크의 라인 경영권 탈취 시도 이후부터다. SBVA는 공식적으로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독립적인 투자법인이다. 그러나 라인 사태 이후 현재 기업을 이끌고 있는 손태장 회장이 손정의 회장의 친동생이라는 점과 야후재팬 설립에 참여했고 1998년 소프트뱅크 자회사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겅호) 창업을 주도한 점 등이 알려지면서 SBVA에 소프트뱅크의 그림자가 남아 있다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부쩍 늘었다.

물론 지분상 개별 법인이라는 점에서 소프트뱅크와 SBVA를 같은 회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소프트뱅크의 라인 지분 인수에 대한 반발 여론이 들끓고 있는 만큼 국내에선 소프트뱅크의 한국지사로 출발한 SBVA가 한 묶음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SBVA가 추구하는 국내 ICT 분야 투자 확대가 손정의 회장이 언급한 이자나기 프로젝트, 즉 AI 투자 계획과 맞물린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손 회장의 AI 계획에 본격 시동이 걸리면서 집중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실제 지난 12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손 회장은 AI 사업에 대해 최대 10조 엔(약 87조원)의 투자를 시사한 바 있다. 소프트뱅크가 인수한 영국 반도체설계 기업 ARM을 통해 AI 전용 반도체의 개발에 나설 계획이라는 소식도 전해졌다. 내년 2분기 시제품을 시작으로 반도체 개발과 양산을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지분을 인수하면서 서서히 경영권을 앗아가던 SBVA의 운용 방식이 라인 사태에서 그대로 보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 시장에선 SBVA의 가장 큰 운용상 특징으로 ‘아직 기업 면모를 갖추지 못한 기업에 소규모 투자를 시작으로 장기간 투자한다는 점’을 꼽는다. 해당 기업 내 영향력을 키움으로써 회사 경영에 쉽게 개입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해 놓는단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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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던 경영 간섭 불만, 라인 사태 아래 ‘구체화’ 수순

업계 내 경영 간섭에 대한 불만은 이전부터 꾸준히 표출돼 온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동요 ‘아기상어’로 붐을 일으킨 스마트스터디다. 스마트스터디는 2017년 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부터 외부 투자를 아예 받지 않았다. 기존 투자금을 최대한 아껴 쓰고 추가 투자 유치 시기를 뒤로 미루는 게 더 낫다는 인식이 확산한 영향이다. 투자에 나서는 목적도 추가 투자를 희망하는 기존 투자자들의 얼굴을 세워주고 전략적 파트너와 손을 잡는 성격이 커졌다.

창업자 지분을 일찍 기관에 넘기면 경영권을 지키는 데 문제가 생긴다고 여기는 스타트업들도 부쩍 늘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벤처업계에 제한적으로 차등의결권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스타트업들의 반응이 뜨뜻미지근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차등의결권의 시효가 제한돼 있는 데다 해당 제도 도입으로 오히려 국회 통과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족쇄’가 더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결국 업계를 중심으로 막연하게 퍼져 있던 경영 간섭 및 탈취에 대한 불안이 소프트뱅크의 네이버 라인 강탈 과정을 목도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단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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